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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 치료제, 정말 심혈관 질환 발생 높일까?

백신의 상용화로 인해 b형간염의 유병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전 인구의 2.5~3%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유병률이 높다. 6개월 이상 b형간염 바이러스에 지속 감염된 만성 감염자의 20% 정도는 간경변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국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b형간염은 대개 증상이 발현되지 않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에 바이러스를 타인에 전파할 수 있어 초기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은 티디에프(tdf)나 티에이에프(taf)라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다. 이 치료제는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이 불가피하다. 항바이러스제는 약제별로 효과, 부작용 등의 차이가 있어 개인별로 치료에 따른 이득과 위험을 평가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taf를 장기간 사용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tdf와 taf 사용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형간염은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홍혜연 전문의팀은 만성 b형간염 환자 4,124명을 대상으로 tdf와 taf 사용에 따른 심혈관 질환 누적 발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tdf를 사용한 환자의 5년 누적 발생률은 1.2%였던 반면, taf를 사용한 환자는 0.7%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taf는 tdf가 갖고 있던 골다공증 및 신장 기능 저하 부작용을 줄인 항바이러스제다. tdf의 10% 용량으로 같은 치료 효과를 내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돼 왔다.현재까지 taf가 심혈관 질환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이유는 지질 지표에 있다. tdf는 총 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등 모든 지질 지표를 감소시키는 반면, taf는 지질 지표를 감소시키지 않는다. 그동안 이와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장기간 사용했을 때 불안정 협심증,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홍혜연 전문의팀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만성 b형간염으로 치료받은 환자 4,124명을 tdf 사용 환자 3,186명과 taf 사용 환자 938명으로 나눠 심혈관 질환 누적 발생률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관찰 기간 동안 tdf 사용 환자에서는 37건, taf 사용 환자에서는 5건의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 누적 발생률로 보면 1년, 3년, 5년 시점에서 tdf는 0.4%, 0.8%, 1.2%, taf는 0.2%, 0.7%, 0.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이다. 특히, 두 집단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총 콜레스테롤 대비 hdl 콜레스테롤 수치 또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종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tdf, taf 사용과 심혈관 질환 누적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 이러한 우려 없이 만성 b형간염 치료에 taf를 장기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본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임상 및 분자 간학회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