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다. 가장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식사량만 줄여 체중을 감량할 경우,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극도로 섭취량을 줄이거나 단식을 하면 체중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체중의 감량이 온전히 체지방의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뿐더러 이렇게 감량한 체중은 유지하기 어렵다. 극단적으로 살을 빼면 결코 요요현상을 피할 수 없다.
요요현상이란 다이어트 후 체중 감량에 성공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다시 살이 찌는 현상을 말한다. 심지어 원래의 체중을 뛰어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요요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초대사량을 꼽을 수 있다.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우리가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뛸 때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문제는 우리가 극도로 식사량을 줄이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공급이 없으니 몸이 소비를 줄이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극단적 다이어트 시 근육 손실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하이닥 영양상담 최은진 영양사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할 경우, 지방보다는 체내 수분 및 근육의 소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렇게 소모된 근육은 자연적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고, 다이어트 후 체중이 늘어날 때 근육의 빈자리가 지방으로 채워지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만으로 진행된 다이어트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다이어트로 살을 빼고 1~2년 동안 천천히 다시 살이 쪄도 근육량은 줄고 지방만 더 늘어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육만 쏙 빼는 요요현상, 근육 1.5kg 줄면 10년 늙는 셈”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레스터 생의학연구센터(brc)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위험에 노출된 성인 622명의 체성분을 24개월에 걸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 감량 후 체중 회복이 체지방량과 근육량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제1저자인 토마스 예이츠(thomas yates) 교수는 “비만의 임상적 및 경제적 비용으로 인해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으로 체중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식이요법이나 비만 치료 방법은 중단 시 중장기적으로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체중 감소 후 체중 회복이 체성분 및 신체 건강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에서 멀어지기(walking away from type 2 diabetes)’ 행동 중재 연구에 참여한 제2형 당뇨병 위험군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의 연간 체중 변화는 총 24개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평가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체성분을 ‘생체전기 저항 분석법(bia)’으로 측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바디라는 상표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후 ‘이중 x-선 흡수 측정(dexa) 스캔’과 대조하여 지방량과 제지방량에 대한 세부 정보를 검증했다. 제지방량이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뺀 나머지 무게로, 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근육이다. 제지방량의 감소는 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만, 생활습관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이츠 교수는 “제지방량의 손실을 촉진하는 것은 노화 과정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근육 약화와 쇠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지방량이나 제지방량의 변화 없이 체중을 유지했다. 일부 참가자(약 4.5%)는 연구 시작 시점으로부터 12개월까지 체중의 5% 이상을 줄였으나, 12~24개월 사이에 그 감소량을 모두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이츠 교수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원래의 체중을 회복한 ‘요요현상’군은 체지방량을 모두 회복했지만 제지방량, 즉 근육량이 1.5kg나 줄었다”며, “이는 약 10년의 노화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잘못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진행하면 살은 찌고 근육만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도움말 = 하이닥 영양상담 최은진 (영양사)